비 내리는 삼길포항
趙司翼
바다로 간 늙은 어부의 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그 후론 눈물뿐인 아내의 바다
세월 퍼덕인 인생이 짠 물에 절어
모진 세월 끈덕지게 헛것들로 숭얼거린다고 했다
가슴 깊이 옹이로 박힌 세월
이 어찌 흔적 없이 지워낼 수 있으리오
종일 지치고도 퍽 퍽 무쇠 칼을 내리 쳐
펄떡이는 우럭 대가리를 자르는
아비규환 속 죽어가는 생물의 처절함 속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매 순간 살아온
늙은 아내의 하루가 표지석처럼 황혼 속에 저물어 간다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 거세어 오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말 하지 못했다
나 또한 헤어날 수 없는 오늘의 슬픔
밤바다를 우짖는 파도소리 피해오듯
돌아서는 삼길포 항에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색소폰(서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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