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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114

센강에 시선을 묻고 센강에 시선을 묻고趙司翼죽은 자를 애도 말고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이민의 갈등을 숙명으로 받들고 도둑 누명에 투옥까지, 운명을 눈물로 살다 간 기욤 아폴리네르그대 곁에 향수를 생각했는데 향기로 지긋할 수 없는 바람을 알기에마지못해 장미 한 송이 놓고 갑니다 외로워말아요. 그대 곁에 프레데릭 쇼팽이 즉흥환상곡을, 에디트 피아프가 장밋빛 인생을 노래합니다 성당 종탑이 열리는 잿빛 하늘검은 깃발이 펄럭일 때 무수히 뜬 파리의 불빛이 슬프다떠나오면서그래도 아쉬움 남아 살아생전 그대 그랬듯나 또한 센강에 시선을 묻고   2002.07.09 -기욤 아폴리네르 묘소에서2002.07.09 - At the tomb of Guillaume Apollinaire 제목 2022. 8. 2.
그 오월의 기억 그 오월의 기억 趙司翼내 기억에는 텅 빈 거리뿐 먼지투성이의 긴 낮과 밤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관변 언론들은 그랬다. 그것뿐이었다 민주를 말하며 아우성으로 들끓었을 금남로 죽어가는 순간까지 자유민주를 외치며 그 여름 모두의 발끝으로 핏물 가득한 날과 날이 흘렀을 것이다 시민의 소리로 민주를 외친 들 꽃을 꽃이라 부르지 못한, 그 시대 지성(知性) 모두 비굴한 양심 뿐 살인의 총탄에 울림마저 막혀버린 탄환(彈丸)에 맞설 사람은 너라고, 마치 죽어야 할 사람만 죽어야 했는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영령의 묘, 그 오월의 정신이 숨 쉬는멀리 광주 천변 붉은 노을이 슬프다  2003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제목 2022. 8. 2.
오월 중순께 靑山島 오월 중순께 靑山島趙司翼 산도 물도 푸르러 지어진 이름이라지만섬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황제도, 여서도의 충성스런 바다 멀리 시선만 낮추면 물에 잠길 듯 낮게 깔린 해수면 모가지 흔드는 청보리밭 푸른 물결나는 이래서 이곳을 청산도라 말하고 싶다암석 해안선을 울타리 한大鳳山, 梅峰山이 흐르다 멈춰 선 평원자갈 밭두렁 틈새마다유채꽃 노란 향기가 바람에 날리는 시선 속에 어릴 때 추억을 펼쳐 놓고 애써 눈물짓지 않아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희끗거리는 멀리 청산도항울려 퍼지는 뱃고동 소리에 두서없이 이런저런 외로움으로 쓸쓸하다 제목 2022. 8. 1.
유달산 儒達山 유달산 儒達山 趙司翼 오래된 고전 병풍처럼 솟아 오른 추풍령을 발원한 노령산맥이 남으로 뻗어 모악산, 내장산, 문수산을 출산하고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서야 마지막 용솟음을 한 유달산이 적멸 만상(寂滅 萬象), 기암절벽으로 수묵화 한없는 그리움 되어 가슴에 안긴다 먼발치에서 오갈 때마다 왜정시대 거슬러 온 노적봉 오랜 전설마저도 도착해 보니 도리어 당황스러운, 곱게 닦인 산책로뿐 옛것 모두 사라지고 영혼조차 쉬어간다는 영달 산은 이곳 사람들에겐 예혼의 영감일 뿐 갯내음 가득 밀려드는 바닷바람이 슬프다 다도해가 희끗희끗 흐르는 눈물 속에 무사의 애환에 사무친 세 처녀가 학으로 환생 유달산 주위를 구슬피 울었다는 원혼들의 한이 녹아있는 곳이라기엔 전설의 섬 삼학도는 육지가 되어버린 괭이갈매기 비상을 하는 푸른.. 2022. 7. 28.
가라! 시칠리아로 가라! 시칠리아로늙은 화가들, 오랜 손질로 이어온 풍경화처럼 신화 속 메두사의 슬픈 운명이 기웃거리는 익명의 표정들이 존재하는 시칠리아무엇 하나, 서로 간 누가 더 정교 한가를 말하다가도 중세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게철학의 진리가 흔적으로 넘쳐나고 심지어 돌계단을 오르면서도 보게 되는모든 것들이 중세부터 간작해 온 이야기들로 아름다우니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에 익숙하다 끊이지 않는 마피아 범죄와의 전쟁에도 존경과 열정으로 억압을 털고 침묵을 넘어 빈민가 낡은 성벽들이 증언하듯 시대의 이야기를 비단천처럼 짜서 간직해온 수천 년 세월 피의 역사가 드라마로 존재하기도 하는 굴곡 많던 시칠리아 섬은 고대부터 지혜로웠던 목소리가 오늘날까지 이어져온다 메아리가 메아리로, 그 섬세한 하모니는 '알프레드 로드.. 2022. 7. 27.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一)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一) 趙司翼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죽는 날까지 여행을 해야 한다 레일 위를 달리는 인생 열차에 삶을 맡기고 세월 속을 달리다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간이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좋건 싫건 세월 속을 달리는 인생열차를 타야 한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슬픔의 레일을 달리는 인생 열차에 내 삶을 맡겼다면 얼마나 슬플까 간이역이 없는 인생열차 기쁨의 레일을 달리는 열차에 실려 인생을 노래하고 싶지만 지칫 이탈하기 쉬운 레일 위를 우리는 달리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의 레일을 달리는 인생 열차에 실려가는 삶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울까 인생 열차는 간이역이 없는데..! 편집등록 성우혁 제목 2022.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