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戀情
趙司翼
불빛 장미꽃처럼 타오르는 항구의 밤
달 뜨면서 혈관 속을 오래된 기억들이 꿈틀대는
나 홀로 외롭게 쓸쓸한 밤이어도
매화가 피고 벚꽃 피는 봄날이어서
광기 웅성거리는 항구의 불빛만 울어 주면 된다
휘영청 달 푸른 밤을 젖은 눈동자가 그렁거리고
고깃배 정박(碇泊)한 나루터에서
뱃고동 소리 슬피 우는 밤
임화, 정지용, 윤동주,
오랩도록 있어줄 것만 같던 그들 이야기도
이제는 잔 편(殘片)의 기억 뿐으로
꽃잎처럼 별 되어 쏟아지는 밤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항구의 불빛들은
후쿠오카 새벽 밤을 젖어 흐르는데
2022.03.29 - 福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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