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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1) : 열도에 내리는

슬픈 마음 되어 봐도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6. 8.

슬픈 마음 되어 봐도
趙司翼
또 하루가 낡은 청바지 주위를 주춤거리다가
지칠 줄 모르는 거리의 잡음 피해 가듯
오후 7시 방향, 황혼결에 몸을 묶고
호기(胡騎)에 찬 항구 멀리 사라지는
'후쿠오카 장자다케 미나미' 형무소길 낯선 밤을
별 먼 하늘이 오르락내리락
파편처럼 그늘에 가려
고향 집 하늘에 뜬 달의 손짓에도 응답하지 못했다

내가 떠도는 형무소 길 어딘가
광복을 목전에서 별이 된 슬픈 영혼
그 원통을 단 한 번도 고려하지 못했다
동주, 그가 떠나던 이월 열엿새, 밤 깊은 항구에서
눈동자를 가르고 내 눈물은 어디로 가느냐
후쿠오카 형무소 담을 기대고
가끔씩 손을 모아도
통찰 없는 침묵은 무의식 속 짓거리 행위일 뿐으로

2015.02.16 - 후쿠오카에서

 

 

 

 

 

 

동주는 죽는 순간에도 정의로운 이름 대신
강압에 의한  '平沼東柱(히라누마 히가시주),
그 더러운 이름표를 달고
1945년 2월 16일 후큐오카 형무소에서 하늘의 별이 되었다

교토대학 교수 小倉紀蔵(고쿠라 기조)는
제국주의 일본이 동주의 시를 민족주의적 편향으로 해석하고
정치적·민족적·이데올로기적인 것은 전혀 없는데도
정치적· 도덕적 입장에 본질화 하고 판단했던 것은
일본 정부가 무릎 끓고 천 번, 만 번, 사죄를 해도 부족하다고.

제국주의에 반하는 시인이라고 평가하고
감옥에 가두고 인권은커녕
생체실험 대상이 되어 목숨을 앗아간 것은
동주의 시에 대한 모욕"이라고 엄격히 비판하고 있다
(생체실험은 일본정부가 입을 열지 않는 한 영원히 미궁 속에 묻힐 것이다 )

교토예술대학 (구·교토조형예술대학)의 고원캠퍼스 내에는
윤동주가 한때 생활했던 시모주쿠 터가 있는데
2006년에 윤동주의 작품
「서시」의 시비를 캠퍼스 내에 건립해 추도 법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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