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을 동경에서
趙司翼
초대한다기에 기다렸는데 편지는 오지 않았다
눈 뜬 밤을 늙은 나무는 잎을 털어 내고
밤 새도록 빈 하늘만 이렇게 쓸쓸할 때면
굴뚝 연기 모락모락 시골집이 생각나고
죽는 날까지 거저 주어진 것은 없다
가을도 그렇다
선택도 아니고 피할 수도 없고
좋아도 싫어도
우리는 한 세월을 가을 속에 던져주어야 한다
내 남은 여생은 작아만 가고
어루만지면서 눈시울이 이다지도 서러울까
통영 친구 회갑연은 자녀들과 행복했는지 !
기다렸는데 소식은 없고 먼 하늘 별만 있다
이 계절엔 누구나 한 번쯤 얼굴을 숙이고
소쩍새 우는 밤 그렇게 눈물 고개를 넘는다
이래도 저래도 가는 게 세월이고 인생인데
세상 사람들아
내 친구들아
이것저것 무엇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시를 쓰면서 편지를 쓰면서
그리움을 속여 봐도 친구 생각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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