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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1) : 열도에 내리는

비와 천둥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7. 8.

 

 

비와 천둥

趙司翼

한여름을 작은 농장과 돌배나무 듬성한 그곳엔

농부의 원성 자자한 한숨이 비처럼 내리고 

천둥 치는 아우성 속에 낙과 소리가 심장 떨어진 거라 했다
예리하게 적막했던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 빨간 라즈베리를 맛볼 
또다시 침묵의 순간을 천둥이 투덜거린다
창밖 멀리 거울에 비친 반사처럼
빗속을 몇몇 농장이 일그러지고
알몸으로 젖어 우는 아침
오존층, 금이 간 덮개 밖에서 불협화음이 또다시
청회색 흐린 일출을 울부짖기 시작한다

 

빗속을 가지에서 7월의 매미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웅크리고
흠뻑 젖은 몸을 사려봐도
뭐든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비 그치고 천둥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2023.06.16 - 富士山村 山梨県 鳴沢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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