娼女村 悲歌
趙司翼
훗날 좌절하고 절망하는 무엇이든
지금은 별빛 흐릿한 뒷골목에 수은등이 내 걸리고
야화들 고단한 銀座의 밤
어디선가 굶주린 욕망들이
한밤중을 미친 몸짓들로 열기를 더하며 타들어 간다
국적 없는 시간들이 들불처럼
달궈진 몸을 헹구며 유령처럼 꽃을 태운다
이 시간만큼은 눈물의 이유를 묻지 않고
지친 몸엔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불빛 아래 빛바랜 세월을 뒤집어쓰고
시든 꽃들만 켜켜이
슬픔에 젖은 인생을 보면서도
이 거리는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문밖을 서성이는 야화들아
잘 있거라
긴자(銀座)의 짧았던 밤들아
200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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