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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趙司翼 내 침실서 홀로 외로웠던 밤이 가고 창가를 스치는 바람 한결 싸늘한 아침 간 밤 그 여름은 떠났고 열어젖힌 문턱을 괴고 앉아 구겨버린 원고의 텅 빈 여백, 그 쓸쓸한 비운의 운명처럼 푸렀던 추억하기만을 비롯한다면 어느 날 갈빛 오는 소리 또한 놓칠지 모른다 그리움에 지친 침묵의 밤일지라도 하루 해가 붉은 깃으로 날다 내려앉는 그 길 따라 가게 두자, 놔두자 붙들고 애원한 댓자 기어이 떠날 이별인데....... 비 내리고 외롭기도 했던 몇 날이 지난 어느 날 앞마당엔 더 이상 여름이 보이지 않았다 BGM - La Tristesse De Amour 제목 2022. 8. 31.
이름 모를 친구에게 (작자미상) 이름 모를 친구에게 그놈의 동네는 가지 성성한 나무 하나 없었더냐 푹신한 잔디 한 평 깔려 있지 않았더냐 에라이 에라이 추석이 코 앞인데 눈 비비며 전 부치고 계실 어머니는 어쩌란 말이냐 하필 당신 나와 같은 나이더냐 전깃줄에라도 매달렸어야지 없는 날개라도 냈어야지 누구는 이십층서도 살았다드마는 구미터면 살았어야지 어떻게든 살았어야지 발 밑 좀 살피지 뭐라도 붙잡지 귓불 스쳐 날던 나비에라도 매달리지 이번 추석은 글렀다 웃으며 지내긴 글렀다 음복하며 울게 생겼다 名前がわからない友達に そのあたりには 枝の茂った木が一本も なかったのかい やわらかな芝生を植えた ほんの小さな地面さえ なかったのかい えい、ちくしょうめ 中秋の節句がすぐに 来るというのに その日のためにいそいそと立ち働いている母親は どうしたらいいのかい よりにもよ.. 2022. 8. 31.
파르테논 신전을 처음 봤을 때 파르테논 신전을 처음 봤을 때 趙司翼 나도 모르게 충혈된 시선이 감기고 들이 대고 다가갈 수 없는 설렘 속에 그저, 내 영혼이 너무 약하다 가까울수록 걸음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 알았던 각각의 기억이 가파르게 무너진다 모래벌 회오리 미친 향연인지! 이처럼 경이로우면서도 먹잇감을 바라만 보는 늙은 독수리처럼 뒷골을 후려치는 고통 속에 머물러봐야 그것은 고대 그리스를 찬양할 수 없는 나의 무지(無知)가 갖는 초라이 애처롭게 그림자만 길어질 뿐 감격해서 흘리는 눈물마저도 신전을 품어 안은 동산에서는 죄일 것 같다 그림자 더 멀어지기 전에 '칼리크라테스' 발자취 따라 올리브나무 쓸쓸한 언덕 길로 가자 편집등록 성우혁 BGM - Julio Iglesias (Nathalie) 제목 2022. 8. 30.
이브몽땅 . 고엽 2022. 8. 30.
그라이안 알프스 그라이안 알프스 . Graian Alps 趙司翼 혼불처럼 피어오르는 신의 영역이다 밤 깊어 텅 빈 하늘 그라이안 알프스 눈폭풍은 울어대고 날리는 영혼 속에 떠 가 듯 천지의 경계가 차마 두려워 나는 눈을 감는다 혹한 참혹히 눈태풍은 날리는데 생물로 이름 지어진 숨통 모두 얼어버린 알프스 침묵 속에 이 어찌, 신과의 연이 아니고서야 저 숲은 의연할 수가 있는지 오 그라이안 알프스여! 나날이 패인 상처를 절망이라고만 말하지 말자 밤이면 푸른 보석이 내려 꽂히고 낮이면 사파이어가 희디희게 반짝인다 2018.10.18 편집등록 정민재 2022. 8. 29.
비 내리는 금강산 (색소폰) 2022. 8. 29.
예이츠 . 이니스프리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 by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 2022. 8. 28.
로버트 프로스트 . 이제 창문 닫으렵니다 Now Close the Windows (Robert Frost) Now close the windows and hush all the fields: If the trees must, let them silently toss; No bird is singing now, and if there is, Be it my loss. It will be long ere the marshes resume, I will be long ere the earliest bird: So close the windows and not hear the wind, But see all wind-stirred. 이제 창문 닫으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 서재 창문을 닫아 정원에게 휴식을 줄 때입니다 나무들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새들의.. 2022. 8. 28.
Luciano Pavarotti (Caruso) 여기 저기 반짝이고바람이 부는 여기서낡은 테라스 위,단지 보이는건소렌토 뿐이고한 사람이 끌어 알았는데,한 소녀를, 그녀가 울고 난 후에그런뒤 목을 가다듬고노래를 다시 하네당신을 사랑하고, 너무나도 많이정말로 많이, 사랑하네당신 그 차가웠던 피를, 이미 알지 않으리바다 한가운데있는 그 불을 보면서생각했지, 밤의 불이라고, 미국의 불근데 그건 어선의 불이고, 배에 이는 그 너울은그 음악에서 아픔을 느끼며 일어났는데, 피아노에서 말이죠,그러나 이미 보았을 때에는,구름 뒤에서 달이 나오는걸,죽음마저도 달아 보였죠당신을 사랑하고, 너무나도 많이정말로 많이, 사랑하네당신 그 차가웠던 피를, 이미 알지 않으리서정적인 것의 힘그 속에서 모든 슬픔은 거짓이고,조금의 화장으로흉내를 내면서하지만 두 눈이 당신을 보고 있지너.. 2022. 8. 27.
品川의 비 내리는 밤 品川의 비 내리는 밤 趙司翼 깊은 밤 빗길 가로등 불빛 서성거리는데 이슥한 밤 막차로 보이는 品川驛(시나가와역) 플랫폼을 전철이 떠나고 3번 출구를 빠져나온 도시 행렬이 밤비 내리는 귀가 길 자정으로 가는 시간에 기대 흠집 투성 지친 어깨 늘어트리고 네거리 점멸등 불빛 곁을 스쳐 간다 가라오케 술집 등 네온이 피어오르고 추적추적 밤비 흐르는 지하도를 지나 애써 이야기해 볼 사람 찾지 않아도 될, 그냥 조용히 빗 길 걸으며 타국서의 삶과 주고 받고 얘기하는 동안 기억해야 할 시간 몇 개 손에 쥐고 비 내리는 밤 검은 허공을 걸었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森進一(港のブルース) 제목 2022. 8. 27.
프로스트를 만나던 날 로버트 프로스트를 만나던 날 趙司翼 나는 '베닝턴 버몬트'에서 프로스트를 만났다 그가 걸었던 길 따라 걷는 쓸쓸한, 아직 단풍잎은 보이지 않고 무심히 빛바랜 구름이 흘러갈 뿐 또 한 세월이 자작나무 숲으로 사라져 간다 지중해 멀리 바라보며 '가을 소나타'를 들었고 전나무 숲에서 앵무새 노래도 나는 들었다 풀숲은 토종 나비 줄지어 날아가고 고목나무 껍질을 발판 삼아 하얀 거미 떼들이 나방 잡기를 기다린다 여기는 다들 기다림의 시간이다 밤을 기다리는 솔부엉이 지루한 시간 속에 나의 시선은 고향 하늘 별을 기다리는데 광활한 우주는 저 홀로 장엄한 밤을 연출하고 숲에는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았다 2021 .08. 25 편집등록 성우혁 BGM - 고엽 제목 2022. 8. 26.
서울의 밤 서울의 밤 趙司翼 악취가 포만의 물결로 점령한 골목을 신음하는 운명 앞에 끝내 좌절하고 마는 자본, 그 모순이 갖는 처한 한계에서 귀퉁을 돌 때마다 폐지 한 조각으로 삶이 좌지우지되는 그들 운명은 가진 자들 들러리일 뿐 별마저 밤을 떨며 날개 절뚝이고 빈 골목 허기진 밤은 비마저 내리는데 가난을 운명으로 침묵하는 달팽이처럼 느리게 흐르는 옥인동의 밤 어두운 창문 밖을 솟아오른 것은 이 무슨 삽자가 가 서울의 밤을 점령하고 절름 절름 타락한 밤이 무너져간다 편집등록 성우혁 BGM - 서울탱고 2022.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