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906

기내에서 기내에서趙司翼어둡게 높아지면서 지구 행성이 내려다 보이는 그곳에는 불빛 이글거리는 도시의 밤 뉴욕이 있었다 고요인 듯해도 별들 슬픈 이야기 떠다니고 각기 다른 방향을 가고 있으나 교신음 쉴 새 없는 비행기 오고 가고 뭉게뭉게 바다 같은 하늘 아래 또 다른 불빛들이 국경선 머리를 맞대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뜨겁게 포옹도 하고 박 터지게 으르렁 거리기도 하는 예견했던 일이지만 빠그락 빠그락 막히고 트이고 귓구멍이 윙윙윙윙열서너 시간,  내 나라 영해에 들 때 동해바다 격한 포옹에 눈물이 흐르고굽이진 섬동네 언덕진 들녘무리 지어 손짓하는 해바라기 꽃들이 곱다2023.08.30  제목 2023. 8. 31.
운명을 말하면서 운명을 말하면서 趙司翼 너는 내가 기도하던 놈 방패처럼 담을 두르고 문을 지켰던 놈 눈 이 멀까 봐 차라리 사랑을 맡긴 놈 서운해도 굴복해야 하는 소름 끼치게 하는 놈 운명에 묶인 내가 그 무엇이 답답해 문자를 보내던 그 밤이 아직도 기억난다 배신 앞에 혀를 깨물고 조용한 오열 문지방을 붙들고 참기 힘들어 온갖 추태를 지켜본 선술집 주막등처럼 소멸된 내 청춘을 곁에 두고 그림 그려 보니, 시를 써보니 사슬에 갇힌 피조물로만 여겼지 장엄한 날개 불멸(不滅)의 영역일 줄 몰랐다 물은 차고 바람도 싸늘한 밤 원망 길었던 세월 울부짖는 날이면 날마다 문득 오래 앓은 내 모습을 보고서야 외로운 발자국 마디마디 눈물 닦아 내고 밀랍 같은 꿈 달빛에 녹아드는 밤 다행히도 내일이 오면서 오동나무는 가을 나뭇잎이 되고 .. 2023. 8. 30.
빌보드 1위를 하기까지! 올리버 앤서니(Oliver Anthony)는 공장 근로자로 주말이나 휴일이면 동네 공원에서바이킹 붉은 수염을 하고 약간 괴짜처럼, 연주하기 전에 기도를 하고,사냥개 세 마리를 부츠 위에 올려놓고 기타를 친다하지만 2023년 8월 11일에 발매된 그의 노래"리치먼드 북부의 부자들 (Rich Men North of Richmond)"이YouTube에서 3,400만 개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며빌보드 핫 100 1위로 데뷔한 최초의 이름 없는 뮤지션이다서명도 없고 무명인 예술가가 어떻게 음유시인이 되었을까?노래의 내용을 들으면 빌보드 1위에 로르는 데 도움이 된다애팔래치아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컨츄리 풍 노래 가사 때문에턱수염을 기른 음유시인이 미국 서민층들의  투쟁을 노래하고 있다*내(Mr Antho.. 2023. 8. 29.
그레이록 캠핑의 밤 그레이록 캠핑의 밤 趙司翼 미친 듯이 내가 회절(回折)하는 슬픈 한탄에도 해 질 녘 촛대처럼 나선형 구름이 솟구친다 바람 충실한 사냥개처럼 날뛰기만 하고 가족끼리 둘러앉아 풍지처럼 이웃들과 어깨 토닥여 봐도 서글픈 위안의 말뿐이다 우박덩어리 문틈으로 쏟아붓고 밤을 허공이 우렁차고 격렬하게 울부짖는다 그저 침묵만 늘어뜨리고 성난 자연에 인간이 매몰될 일이라는 게 이 밤처럼 군색한 푸념만 그럴 운명이라는 걸 알았다 어둑어둑 맑은 하늘 붉은 해를 재촉해 봐도 오존 냄새 안개처럼 흐르기만 하고 흐릿한 주변엔 꽃 한 송이 없었다 2023년 8월 17일 - Greylock Mountain Photo - New River Gorge Bridge 제목 2023. 8. 28.
깊은 밤 루이스버그 깊은 밤 루이스버그 趙司翼 또 하루가 일몰의 어둠으로 뒤덮인다 행복은 일시적이고 죽음은 영원을 말하는 것 유일한 존재는 신이 주신 재산 안에 있는 것이다 저 멀리 남미 대륙으로 이어지는 석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는 것은 외롭게 달빛 흐르는 교각을 기대 서서 고요한 침묵에 싸여 생각하는 밤이 되는 것이다 외로움, 쓸쓸함, 별을, 어둠에 두고 눈 깜짝할 사이 자정이 오고 앞에 놓인 수많은 길들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동안 나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2017.08.20 - Louisburg Square 제목 2023. 8. 27.
끝이 없는 길 끝이 없는 길 趙司翼 미스터리 인생에게 운명의 선택 권은 없었다 숙제처럼 풀며 사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살아가는 것도 죽는 날까지 감정을 숨기고 심장 헐떡거리고 때로는 억눌리는 것들에도 운명은 말해주지 않았다 어둠 보았기에 빛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작은 마당은 마당일 뿐이지만 여러 풀꽃이 핀다 작은 공간 아름다움도 누구나 눈길 주지 않는다. 선택이다 혹한 눈 내릴 때면 난로가 있는 포근한 현관이 떠오르듯 그 생각도 내가 선택하고 취해야 할 몫 아스라한 안개 노을 몇 만 겹 푹신하게 해질 무렵 들려오는 산사의 종소리 상상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이 모든 선택을 운명으로 살고 있는 우리, 지금 이 순간도 하염없는 그대들께 듬뿍 행운의 꽃다발을 선물하겠습니다 제목 2023. 8. 27.
여름은 그렇게 잊힌 이름이 된다 여름은 그렇게 잊힌 이름이 된다趙司翼일몰 후 '에버렛 산' 말없이 뜨는 이별들이여지난해 처럼 풀별레가,호수 나지막히 개구리 울음 경청하는 동안에도암벽을 곤두박질로물줄기는 강으로 크게 자라 저만의 이름표를 달고허드슨강, 니세코그 강, 넓고 긴 물길을 가득 피워낸다캐츠킬 산맥 위로 소리 없는 달이 떠오를 때아쉬운 이별 쉴 새 없이 컥컥거리며눈물 참아봐도 작별을 말하면서 별빛이 떨어진다 잔잔하게 어둡던 밤, 소리 없이 가던 길을 초라한 모습으로 빛바랜 여름이 현관문에 남아 있다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마주치지 말자 이별 길은 괴테에게 맡기고 평소 삶의 방식 대로 덜 깬 잠을 발로 문지르고 대문밖을 보았다 계절은 항상 이런 식이었지, 세월이 계절별 경로를 기억하듯 그 길 따라 가을 자국이 길거리에 떴다 2023년.. 2023. 8. 25.
파블로 네루다 . 단 하루라도 멀리 가지 마 단 하루라도 멀리 가지 마 by 파블로 네루다 단 하루도 멀리 가지 마라 왜냐면, 왜냐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겠만. 하루는 너무 길다 나는 그러나 텅 빈 기차역에서 널 기다라고 있을 것이다 기차가 다른 역에 도착했을 때, 정차해 있을 때 한 시간이라도 나를 떠나지 마. 왜냐면 고통이 작은 물방울 되어 모두 흘러갈 것이고, 집을 찾아 떠도는 연기가 날아다닐 것이며 내게로 흘러 와 내 마음을 질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오, 당신의 실루엣이 해변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대의 눈꺼풀이 텅 빈 거리에서 펄럭이지 않기를 바란다 단 한순간도 날 떠나지 마, 내 사랑 순간 당신이 너무 멀리 갔을 것이기 때문이며 나는 방방곡곡을 미친 듯이 찾아다니며 물어볼 것이다 월 돌아올 거야? 윌 죽어 가는 나를 여기에 남.. 2023. 8. 25.
노천카페 샤갈의 마을 노천카페 샤갈의 마을趙司翼갈빛 나부끼는 거리에서 나뭇잎 하나 햇살 쌓인 레드 우드 테이블에 놓다 말고가을이었는데, 어느날 센강 길거리 카페에서쓴맛에 울상하시던 어머니 그 미소가 사무치게 생각나서나는 지금 투명한 유리 벽에 손가락으로 새기다 말고눈물은 또 어디에서 왔을까추억한다는 것이 때로는 넋을 놓고 울어야 한다피아노 소리 노을에 젖는 시선에서아들 눈동자와 마주치는 순간쓰다 만 원고지는 낯선 길 어느 골목길로 날라 갔을까나 떠난 어느 날오늘 추억을 못내 그리워하며추적추적 비 내리는 낙엽 길쓸쓸하게 홀로 왔다 돌아 설 아들 생각하니,.........나처럼은 말아야지,나처럼은 말아야지,땀에 젖은 얼굴 닦아주면서2023년 8월 20일 - 보스턴 노천카페에서  제목 2023. 8. 24.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趙司翼별이 빛나는 밤 반딧불이 등불 삼아 말없이 간다극지점이 물결치듯 녹아내리고대륙이 활화산처럼 불타 오르고갈기갈기 대지는 내장을 드러 내놓고피눈물 잦아질 날 없는세상 소리 피해 가듯 여름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간다대지가 몸을 달구고,  바닷물 끓어 오르고네 잘못도 아닌데 얼마나 소연(蕭然)하랴갈색 구름 하늘 많아지면 캔버스 속 푸른 풍경이 그리울 것만 같고밤 귀뚜라미 원음 잦아질 때면어느 낯선 골짜기에서 펑펑 널 찾아 헤맬 것 같다벌링턴 언덕에서 너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동안나는 너를 '여름'이라 말하며 잊지 않겠다시낭송 같은 봄이 가고수선화 꽃 질 때 우리 만나자2023.08.21 - Burlington 언덕에서 제목 2023. 8. 23.
Gallery . 노르망디 해변 Beach Normandy Humble silhouettes, leaning towards them, In tears, one supporting the other with compassion, Two ages, two generations, Lost in this silence, among these too many Carrara marble crosses, These visions came to me later, Of these young men, chilled, yours, Another day, another month of June, sad, dirty Wading in gray, angry, salty water, Clinging to this accursed beach, meter by me.. 2023. 8. 22.
아름답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趙司翼오렌지색 구름은 하늘을 얼싸안고알게 모르게 바다로 저물어 가는 태양비너스가 은빛 물에 젖어들 때실루엣 윤곽 날리듯 나무들 그림자 뒤엉키면서불타는 하늘 떠있는 구름의 유혹 눈 덮인 산봉우리 절벽이이도전나무 늘어진 가지에서 날리는 잔설눈여우가 소리 없이 지나가고얼었던 계곡의 봄날 입맞춤 속에땅속 꽃단장을 준비하는 에델바이스 부엌일 끝낸 후 찻잔 건넨 아내 손 잡아줬을 때 그렁거리는 눈동자 어깨를 기대 아리랑 바이올린 연주하는 딸 무릎에 안겨 똑딱똑딱 심장소리 울컥케 한 손자와 손녀 퇴근 길 기다리다가  자동차 키 건네받을 때 아무 말 않고 가슴에 안기는 아들2023.08.19  제목 202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