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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번역시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4. 13.

 

백석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Natasha, the White Donkey, and Me by Baek Seok
Tonight the snow falls endlessly
because I, a poor man,
love the beautiful Natasha.

I love Natasha,
the snow falls endlessly,
and I sit alone, drinking rice wine.
Drinking rice wine, I think:

the night the snow falls endlessly
I would like to ride, with Natasha, upon a white donkey
to a remote, mournful mountain village and live in a cottage.

The snow falls endlessly.
I love Natasha.
Natasha must be coming.
She has already come in quietly and tells me:
“You throw away such a thing as the world because it’s muddled,
but going to a remote mountain doesn’t mean you lose it all.”

The snow is falling heavily,
Beautiful Natasha loves me
She will whine and cry like a white donkey somewhere.
I like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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