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전처럼
趙司翼
꺼질 듯 촛불처럼 불안하고 숨 막힐 때
밤늦게라도 집둘레를 걸어보자
텅 빈 채 홀로인가 싶어도
바람 불고 별 뜬 밤을 풀벌레 울음 울고
걷던 길 잠시 서서 침묵에 있다 보면
이 작은 행위에도
들불처럼 끓어오르는 심장 맥박을 보게 된다
입 다문채 고통이라 말하기도 했고
그 무겁게 짓눌렸던 것 모두
슈베르트와 바흐에게 몸을 맡기는 동안
이윽고 영적 존재처럼
어찌 그럴 수가 있는지
굳어 있던 무언가가 녹아내리고
들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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