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사랑
趙司翼
고추가 널린 양철 지붕 솜사탕 구름을 쫒아
동구밖 늙은 나무를 기어올라
또한 솜털 같은 집게손가락 발버둥에도
무심한 하늘은 구름을 내어 주지 않았고
대문밖 흑암색 자갈길 헐떡거리는
그 뜨겁던 뙤약볕 열기 속을 느티나무 가지에서
나이 많은 할아버지 놀란 가슴을 보았다
오뉴월께부터 별 뜨는 밤이면
일과처럼 모깃불 살피시던 할아버지 기침소리
그 사랑을 먹고 자란 어린 손자
오래 보낸 할아버지 시간은
인생의 음표가 되고 멜로디가 되고
어느 여름 입술 떨며 이별을 울던 어린 손자는
가슴에만 있는 할아버지 그 모습이 되었다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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