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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가시고기 사랑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7. 26.

 

 

가시고기 사랑

趙司翼

고추가 널린 양철 지붕 솜사탕 구름을 쫒아

동구밖 늙은 나무를 기어올라
또한 솜털 같은 집게손가락 발버둥에도
무심한 하늘은 구름을 내어 주지 않았고
대문밖 흑암색 자갈길 헐떡거리는
그 뜨겁던 뙤약볕 열기 속을 느티나무 가지에서
나이 많은 할아버지 놀란 가슴을 보았다

오뉴월께부터 별 뜨는 밤이면
일과처럼 모깃불 살피시던 할아버지 기침소리
그 사랑을 먹고 자란 어린 손자
오래 보낸 할아버지 시간은
인생의 음표가 되고 멜로디가 되고
어느 여름  입술 떨며 이별을 울던 어린 손자는
가슴에만 있는 할아버지 그 모습이 되었다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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