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新幹線鉄道周辺で)
趙司翼
찔레꽃 희게 날리는 신칸센 철길 주변
헛간처럼 잡동사니 얼기설기 얽힌 먼지막 아래
정복자들 발 밑, 구겨진 종이짝 같은 심장들을 보면서
알량한 정의에 걸려 넘어져 운동화 풀린 감정의 끈을 서둘러 묶었다
밤을 기다리며 조용한 오후의 시간처럼
행위와 말과 소원이 그것이라면 우리가
신의 심장에 도달할 때까지
"함께 갑시다"라고 말 못 한, 오! 나의 부끄러운 연민뿐인 굴욕
중독된 심리학을 펼치지도 못하고 꽉 쥔 채로
손바닥에 누워있는 정의롭다고 생각했던 이것저것
오늘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찢어 없애기로 했다
늘어진 해 그늘은 도시를 질러 흐르고
가로수는 노을에 물든 하늘과 마지막을 키스한다
오늘도 자본 논리는 억눌린 자들 뿌리를 짜 먹고
먹힌 자들, 겁에 질려 폭시 같은 비명의 시선으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때 알았던 순진한 소년의 행복했던 추억도
포식자에 의해 부서진 텅 빈 둥지뿐
알을 품고, 날짓을 하고, 했던 꿈 가득한 희망은 없었다
이제 그런 저런 것들과 이별할 시간이다
깊어 가는 밤을 황금빛 네온이 도시의 거리로 쏟아진다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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