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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 . 편지 . 수필

日記 (吾耳島에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2. 11.


 

와서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바다, 바닷가가 아니다
텅 빈 하늘엔 갈매기도 없고 비랜내 들어 찬 갯내음도 없다
고깃배 낡은 모습들만이 쓸쓸할 뿐
검은 모습을 하고 말라 가는 갯벌에는
흔하게 놀던 바다 생물의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공터에서 몇몇 조개 구이 포장마차는 그대로인데
몇 해 전 몹시도 바람 불고 싸락 눈 날리던 날
석쇠 가득 조개를 얹어주시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잔돈 몇백 원 챙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는데
「평생 젊어 있을 줄 알아! 늙으면 돈도 떠나는 거여…….,」 하시며

주차장까지 오셔서 기꺼이 잔돈 쥐어 주시던 할머니네 포장마차
“태숙이네 조개구이집”은 개발에 밀려 사라 진지 오래인 듯 흔적도 없다.

방조제 돌 틈 사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소리가

사사로웠기에 되려 외로움을 노래 하던 방조제는

세월만큼 변해 있고 
불과 몇 년 만인데, 낯선 풍경들 틈에 끼인 내 모습을 보면서
이 곳에서의 지난 이야기 모두 보내야 할 추억과 이별주를 마신다

돌아오는 길 아무리 봐도 어부들의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훗날이 염려스러운 표정을 하고 가슴속까지 차오르는데
시화호의 모습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무런 말이 없다

 

편집등록.신유라    BGM - 최헌(마지막 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