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 望鄕
趙司翼
해는 저물고, 표정 없는 불빛 산만한데
침묵 속에 내 그림자를 밟고 서서
신음하듯 흔들리는 강바람에
오르세 미술관역 시계탑에 몸을 기대 봐도
밤물결만 흐를 뿐 센강도 말이 없고
끝없는 외로움을 어디에 대고 얘기할 데가 없다
비 개인 밤을 홀로 쓸쓸히
망향 깊어 몸을 떠는 일은 예사롭지 않고
거리를 떠도는 병든 몸이 될까 못내 두렵다
무리 지어 흔들리는 바람
역 광장을 말없이 기다려봐도
고향 가는 밤열차는 오지 않았다
1977.10.20 - Orsay Museum Station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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