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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백조의 호수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5. 17.

 

 

 

백조의 호수
趙司翼
발자취에서 인고의 세월이 피 흘리는 것을 보았다
결코 두려움을 무릅쓰지 않고서야,
그럼에도 새가 날듯 몸동작을 보면서
열병에 걸린 중환자 되어 심장은 터질 것 같고
무대 위를 발걸음이 차오를 때마다
오, 가슴이 멎을 듯한 경외심을 안긴다

마치 무중력을 활공하는 비행물체처럼
객석의 박수소리에 이끌려
울어버리고 싶은 눈동자는 애써 미소를 보이지만
멍든 영혼은 색조 짙은 양탄자를 감싸 안고
사후경직처럼 몸부림에서 추상적인 비명 소리를 들었다
오, 맙소사 내 창자가 울부짖는다

마법의 성처럼 반짝이는 무대는
발레리나의 창백한 얼굴이 보랏빛으로 녹아내리는데
객석 모든 얼굴도 환희의 시선은 고갈되고
백스테이지에서 울려오는 흐느낌!
고통의 지난날들이 뺨 가득 하염없이 흐른다
오, 나는 너를 슬픈 운명이라 말한다

2018. 08.12 - Russian 에서 (Bolshoi 의 백조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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