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꽃
趙司翼
백화목(白花木), 별처럼 푸른 밤
눈동자를 사로잡은 꽃들로 하여
여관방에서 생각 없이 쓰인 간 밤 이야기를 데리고
개나리 울타리를 한 찻집을 홀로 앉아
봄햇살이 싸락 눈처럼 날리며 향기로워도
그냥 써 뒀던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목까지 차올라
풍선처럼 떠다니는 꽃들의 환희가
친구같이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온 줄 몰랐다
꽃 같은 눈동자로
입가에 온화한 미소 띤 얼굴을 하고
두 팔 벌려 꼭 안아 주면서
끊질긴 외로움에 귀 기울여
처진 어깨 토닥이며 함께 걸어주는
그러했던 것을,
그래서 꽃들은 몸을 비비며 흔들었던 것이었다
무릎이 후들거려도 이들 옆에서
내 인생 후렴구를 아름답게
지상에서 임무 끝날 때까지
이리저리 꽃과 나비처럼
2023.02.25
편집 등록 .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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