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남이섬
趙司翼
침침한 밤 삐걱이며 홀로인 봉화산이
휘적이며 눈발 날리기를 비롯하면
안갯속을 짐짝처럼 꽉 차 오른 밤이
남이섬을 감싸기도 하고
호수로 녹아지기도 하고
먹물처럼 얼어든 밤을 세콰이아 빽빽한 길 거닐며
그래도, 그래도 견딜 수 없는 것은
밤이 새도록 얼음장 밑을 튀는
동가리, 쏘가리, 버들치와 물속 여러 운명처럼
차 오른 눈길을 발목에 매고
설웁도록 싸늘한 그림자뿐으로
무슨 결별에 임하듯 다부지게 별이 뜬 밤
사랑했던 그 이름도
얼굴로 하여
가슴 아프지는 말자
남자 가슴 뜨건 눈물짓지 말고
눈이 쌓인 그늘 아래 그냥 덮어두자
편집등록 (성우혁) . BGM - Andy Williams (Love Story)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세월 (7) | 2023.01.23 |
---|---|
남겨진 시간 (3) | 2023.01.18 |
보길도(甫吉島)에서 (5) | 2023.01.16 |
토네이도. Tornado (7) | 2023.01.13 |
이들 마음이 되어봐도 (4) | 2023.01.11 |
인생.人生 ! (2) | 2022.12.15 |
세월을 무심히 보내고도 (4) | 2022.12.14 |
홀로 외로웠던 밤 (5) | 202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