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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토네이도. Tornado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1. 13.

토네이도. Tornado

趙司翼

잠시 전까지 롱아일랜드 아침 바다도 그랬었고
촉촉한 아침 이슬 연두색 잔디에서
양파 소스 곁들인 샌드위치 생각도, 그것을 끝으로
저승사자 떼 지어 오듯 나선형 몸통을 한 물기둥
하늘을 가르고 번개 내리 칠 때마다
내 가까이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뗏장처럼 날라가고, 분간할 수 없다
잔해물 말고 모두 사라진 곳은
기억에만 희미하게, 다정했던 아침도 허허벌판 뿐으로
하물며 롱아일랜드 푸른 바다도
꾸깃꾸깃 주름진 모습이 되어
산더미만 한 거친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다

 

그 많던 오렌지색 지붕 모두 사라지고
잔해물이 점령한 거리는 악의 모습뿐
무너져 내린 지붕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거기가 집터였는지!
살았다는 게 이상할 뿐 노인은 그곳에 있었다
거리는 어느새 햇살의 일부가 되는데도
악착같이 매달렸던 여러 흔적이 나는 두렵다
불과 몇 시간 전 싱그럽던 아침이
되려 영원한 것처럼 헛것들로 뒤숭숭한데
그 누가 재건의 삶을 구현할 수 있을까
공포에 비척이는 롱아일랜드 아침을

2018 08 15

 

 

편집등록 .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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