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甫吉島)에서
趙司翼
여행자 나른한 그림자에 맥박이 묶이고
적자봉(赤紫峰) 석양이 물든 산 너머
노을 속을 촉촉한 구름 바람 타고 지워져 갈 때
붉가시나무 나른한 언덕배기 풀밭을
빈 들 무성한 초원이 파도처럼 달리는
저물녘 늦가을 침묵인 듯하여도
풀밭엔 바람꽃이 으스러지게 가득 피었다
구실잣밤나무 숲을 뜬 별과 함께
바다는 깊은 밤을 소리 없이 울음 울고
해안가 불빛들이 등대처럼 모습 속에
뱃고동이 쉴 새 없이 드나들어도
어부들 지나가는 발자취 소리를 듣지 못했다
해안풍 멀어져 간 고요한 밤에
내 머물다 간 자취를 별에만 남겨야겠다
2011.09.23
편집 등록 .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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