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乙淑島
趙司翼
미로로 얽힌 물길이 혈관으로 흐르는
난개발 기웃거리는 김해평야를 가로질러
이별을 그리다 만 수채화 풍경처럼
푸른빛 지나가는 하늘이 물에 내린
습지 무성한 갈대숲을
해가 질 때까지 바람과 함께 동행하려 한다
갈대의 지난 세월 거푸집 얼기설기한
풀 방천을 눌러앉아
황새와 재두루미, 저어새와 청둥오리
논병아리 부산한 물질 소리 휘청이는 소란에도
철학을 논하고 싶던 내 의미에
무정했던 지난날 생각하니
눈에 고인 눈물 방울이 여울처럼 흐르고
이 얼마나 원시적 아름다움인데
김해 비행장 여객기가 허공에 던진 중력처럼
습지를 옥죄는 개발 회오리가 닥칠 것 같은
한 발짝씩 날름거리는 인간 이기(利己)가 있어
철새도래지 천연기념물이
품페이오처럼
낙동강 하구까지 존재했었다고,
어느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듣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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