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서서
趙司翼
그 해 침묵 속에 낙엽이 지는 길목에서
바람 날리는 소리뿐 별 없는 밤이면
준비 없이 밝아오는 새벽이 두려웠습니다
풀밭 귀뚜라미 울음을 눌러앉아
겨드랑이를 스미는 바람 길 따라
달빛 같은 푸른 추억, 참으려니 더욱 간절한
갈대꽃 하얗던 추억은 간 곳이 없습니다
갈피갈피 숨겨둔 이야기처럼
기억 모두 세월의 뿌리 밑에 침묵만 하는
지난 청춘의 절대자로 군림하던
옛일이 된 그 세월을 홀로 걷는 가을에 서서
가지마다 흔적으로 펄럭이는 추억
얼룩진 이파리 사각거릴 때면
그 소리 너무 슬퍼서
영혼의 강을 흘러가는 세월이 쓸쓸합니다
편집등록 :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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