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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4) : 길 위의 날

텍사스 시에라 블랑카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7. 29.

텍사스 시에라 블랑카  Sierra Blanca, Texas
趙司翼

 

과달루페 국립공원으로 가는

남미 대륙 횡단 열차가
'파사로'의 그림 같은 차창 밖 풍경을 그린
간이역 시에라 블랑카 역에서 내렸다
어디를 가나 인적 있는 곳이면
포옹이건, 눈물이건,
여행자 지친 마음 어루만지는 손길이 있다

적막한 벌판 해묵은 생애가
늦가을 푸석한 계절로 흐르는 노천카페
G선상의 아리아, 첼로 음 사색에 젖어
슬픈 줄도 인지하지 못한 채
늙은 첼리스트의 비애에 찬 시선과 마주칠 때
가슴속 뿌리처럼 박혔던 눈물이 흐른다

 

수시로 변하는 텍사스 허허벌판인 줄,
듣던 얘기라 놀라울 일도 어니건만
순식간에 피며 오르는 회오리바람에
목장 마구간이 휘청이고
들에 선 전신 줄이 질풍(疾風)에 휘말리는
비자나무 가지들이 절규처럼 나대 끼고

오늘도 텍사스 시에라 블랑카가
한 없는 고통의 계절을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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