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정동길
趙司翼
옛 추억이 지루한 논쟁처럼 이어지는
낙엽 날리는 덕수궁을 지나
나와 또 다른 나에 대한 이야기 사이에
기억하는 회화나무 거리가,
문득 보는 것은 일몰 후의 바다처럼
고단한 삶의 애환을 어루만져주는
정동교회 지붕 위로 붉은 하늘이 내린 밤
내 고요한 숨결을 허공에 띄운 채
밤비 내리는 거리에 시선을 기대어
이별할 사람의 슬픈 표정처럼
어두운 골목에 가로등이 내걸리고
구겨진 세월을 용서하며 살아온
벽돌집 예배당에 비바람 흩날리는
추억이 우는 기억의 거리를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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