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딸 결혼식날
趙司翼
신부의 장밋빛 입술은 진주 미소를 드러내고
목선 흘러내린 머릿결 가냘프게
안개꽃 흐드러진 은회색 실크 드레스가
꽃길에서 푸른 풀밭으로 흘러내린다
차려입은 감청 슈트, 청자색 넥타이
잔칫날 신부 아버지 모습이어도
딸 손을 잡고 행진하는 동안
저렇게도 눈물 글썽이며 떨고 있는데
눈꽃 가루 식장 가득 우렁찬 박수소리도
부녀의 슬픈 눈물을 담아내지 못했다
아내 빈자리를 함께한 딸
이들 둘에겐 30년,
그 세월이 한없는 눈물이었다
2017.10.29 - 친구 立原道造 딸 결혼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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