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운명을 듣는다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9. 12.

 

운명을 듣는다

趙司翼

문과 문사이 유리창을 기대 있다 보면
느릿느릿 바람 나부끼고 보이지 않는 빛들의 눈부신 경험
나의 우월이라 말했던 이젤에 놓인 캔버스 오늘 이야기도
저항뿐 인 흔적으로 찬란했던 푸른빛도 비참하게
영혼 없는 문장들만 곤경에 처해 있고
이제 와서 나 더러 어쩌라고,
이 모두 차마 어쩌라고, 지금에 와서
그것은 짚신짝처럼 외면했던 운명이었다

세월에 패인 발자국이 너무 깊어
앞날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불길함
또다시 매몰될까 두렵고
사실, 나는 미래를 예측할 수가 없다
이제껏 그래 왔다
운명을 듣지 않았다
이를테면, 운명대로 될 리 없다는............
그런데도 넘보게 되는 것은
일처럼 쌓여만 가는 지친 모습에서
삶이 한 번이라도 슬펐던 사람들
자신의 운명 이야기를 들어볼 일이다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 쓸쓸한 밤  (40) 2023.09.28
친구의 바다  (37) 2023.09.19
시골 간이역에서  (37) 2023.09.15
흑산도 슬픈 연가  (33) 2023.09.14
친구 딸 결혼식날  (33) 2023.09.04
운명을 말하면서  (37) 2023.08.30
끝이 없는 길  (30) 2023.08.27
명성산 억새도  (13) 202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