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우리가 예전처럼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6. 27.

 

우리가 예전처럼
趙司翼

꺼질 듯 촛불처럼 불안하고 숨 막힐 
밤늦게라도 집둘레를 걸어보자
텅 빈 채 홀로인가 싶어
바람 불고 별 뜬 밤을 풀벌레 울음 울고
걷던 길 잠시 서서 침묵에 있다 보면
이 작은 행위에도
들불처럼 끓어오르는 심장 맥박을 보게 된다

입 다문채 고통이라 말하기도 했고
그 무겁게 짓눌렸던 것 모두
슈베르트와 바흐에게 몸을 맡기는 동안
이윽고 영적 존재처럼
어찌 그럴 수가 있는지
굳어 있무언가가 녹아내리고
들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예전처럼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시고기 사랑  (8) 2023.07.26
새장의 저주  (11) 2023.07.22
사랑의 기하학  (17) 2023.07.15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四)  (11) 2023.07.04
캐년, 그 아름다움의 역설  (7) 2023.06.21
해당화  (10) 2023.06.20
새벽 바다, 죽변항  (8) 2023.06.18
첫사랑  (13)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