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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스산한 거리에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0. 17.

스산한 거리에서
趙司翼
무늬만 경쟁이지 침묵을 투쟁하면서
줄지어 가는 다중 언어 복잡한 율동을 보며 
나도 그랬었지, 마음을 째고 지폈던 불꽃이었기에
후회 있을까 싶어 뒤도 안 봤는데
청춘의 그림자가 검은 빌딩 그 끝을 앉아 있다
오후 4시의 번잡한 맨해튼 월가
홈리스는 햄버거집에 시선을 박고
오로지 한 가지 소원을 두 손에 꽉 쥐고 있다

 

뛰는 사이를 걷기만 하다간 낙오일 것 같고
유혹의 성취를 맛본 자들의 분주한 거리에서
매듭에 묶인 자본의 퍼즐 한 조각 찾아
웃다가 울다가
감격과 좌절 속에
나 또한 지극히 뜻 모를 이 생,
목덜미를 쥐어뜯어야만 하는
이 번잡한 거리에서
문득 보는 나의 그러한 모습이 두렵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Le Temps D'un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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