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거리에서
趙司翼
무늬만 경쟁이지 침묵을 투쟁하면서
줄지어 가는 다중 언어 복잡한 율동을 보며
나도 그랬었지, 마음을 째고 지폈던 불꽃이었기에
후회 있을까 싶어 뒤도 안 봤는데
청춘의 그림자가 검은 빌딩 그 끝을 앉아 있다
오후 4시의 번잡한 맨해튼 월가
홈리스는 햄버거집에 시선을 박고
오로지 한 가지 소원을 두 손에 꽉 쥐고 있다
뛰는 사이를 걷기만 하다간 낙오일 것 같고
유혹의 성취를 맛본 자들의 분주한 거리에서
매듭에 묶인 자본의 퍼즐 한 조각 찾아
웃다가 울다가
감격과 좌절 속에
나 또한 지극히 뜻 모를 이 생,
목덜미를 쥐어뜯어야만 하는
이 번잡한 거리에서
문득 보는 나의 그러한 모습이 두렵다
편집등록 신유라 BGM - 남택상(Le Temps D'un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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