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튼의 봄
단 한 번도 고맙다고, 말한 적 없는데
나 타국이듯, 너도 타국인데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고향에서의 기억을 깨우는 씨 장다리가
정원 텃밭서 노랗게 핀 꽃을 보면서
어머니 손질로 빨랫줄에 내걸린
풀 먹인 옥양목을 방패 삼아 잠자리 잡던 때가 그립다
때로는 어렸을 적, 봄 어느 날
아버지 목마를 탔던 창경궁 벚꽃놀이 행복한 추억도
조선왕조 짓밟힌 흔적인 줄 알았을 적엔
왜놈들을 저주하며 가슴 아팠던,
봄이면 송곳날처럼
뼈저린 추억을 던져주기도 한다
기억이 교차하는 추억 속에 피어 나는
고향서 봐도 눈물 날 씨 장다리가
노란 꽃으로 정원 텃밭에 피어 있는 것을 보면서
조상님 혼이 어린 종자들과의 세월
고맙다고 , 말하면서
뜨건 감정이 어릴 때 눈물처럼 솟구친다
2022.04.02 - Brighton, Boston
편집등록 신유라 BGM - 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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