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찔레꽃
趙司翼
이별하면서 흘린 눈물이라면 저런 모습일까
바람 불고 비가 내리고
울타리진 싸리나무 겨드랑이 사이에서
쓸쓸한 밤을 찔레꽃들은 몹시도 울었었나 보다
빗물에 뚝뚝 흰 꽃잎이 핏자국처럼
소복을 하고 눈물짓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이 모든 슬픔 어루만지는 일은
모름지기 시인의 몫이 된다
강물 위로 별빛 푸르게 흐르던 밤
눈부시게 은혜로운 달빛 아래
찔레꽃 너는 그렇게 피어난 꽃이었고,
오월에 핀 장미보다
고귀하고 우월하고 화사했다고,
세상에서 그 말만 빌리기로 했다
느닷없이 찾아온 슬픔 모두 지우며.
2024.05.03 - 京都 今出川 작업실에서
떨어진 하얀 꽃잎들이 비에 젖어 나뒹구는 처절함
'■ 詩文學 . 202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60) | 2024.06.10 |
---|---|
여름날 푸른 비가 내린다 (36) | 2024.06.07 |
나는 그냥 비를 맞고 있었다 (61) | 2024.05.31 |
너와 나는 슬픈 동무였다 (54) | 2024.05.10 |
4월을 말하며 (75) | 2024.04.16 |
사월의 노래 (54) | 2024.04.09 |
봄에는 슬픈 이별이 있다 (80) | 2024.03.17 |
살며 사는 날까지 (102) | 2024.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