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푸른 비가 내린다
趙司翼
휘적휘적 어둠을 지우고 이슬을 털어 내고
먼 별에서 별로의 길섶을 지나
침묵 속에 여름날이 살랑살랑 푸른 비를 내린다
눈길만 더해도 꺼질 듯 적적한 황홀
나 지금 무심을 가장한 채 침착해 봐도
비처럼 쏟아지는 눈물 어찌할 수가 없고
노각나무 푸른 숲을 그저 보는 동안
소멸된 청춘의 고뇌가 일렁거리고
인생 의미가 역설적으로 자욱해 오는 순간
귓가를 희미하게 저 소리는
몸을 다해 깊은 밤이 푸른 비를 받아 내고 있다
도시의 불빛 자정으로 가는데
물빛 모래 언덕을 홀로 그렇게 호젓했다
2024.06.02 - 가고시마(鹿児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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