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文學 . 2024년

사월의 노래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4. 4. 9.

 

사월의 노래

趙司翼
라일락 향기로운 센트럴파크의 봄날
굳어있던 절벽이 녹아흐르고
부옇게 안개가 아지랑이를 그린 듯
온통 뒹굴어져 네온처럼 반짝이고
짐을 부리듯 던져진 섬광 같은 봄 햇살에 눈이 부시다
어떤 세월이 그랬던 것처럼
달아오른 햇살이 담자락에 드리울 때면
호숫가 주변 낮은 울타리 개나리와
둘레길 수선화 꽃이 시들어 가고
향기 흠뻑 절정의 날이 오면
꽃과의 이별이 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꽃이 날리는 지점에 시선을 묶고
텅 빈 여백을 만지작거리며
이토록 외롭고 슬플 줄이야
잎 푸른 5월이 무성해 올 때까지
4월의 밤을 뜨거운 숨결로
태우게 될 줄을 나는 미처 몰랐다
2024.04.02 - 센트럴파크에서

 

'■ 詩文學 . 202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그냥 비를 맞고 있었다  (61) 2024.05.31
너와 나는 슬픈 동무였다  (54) 2024.05.10
하얀 찔레꽃  (63) 2024.05.05
4월을 말하며  (75) 2024.04.16
봄에는 슬픈 이별이 있다  (80) 2024.03.17
살며 사는 날까지  (102) 2024.03.10
가난이 몸이 되어 버린 사람들  (85) 2024.03.01
산다는 게 무엇인지  (94) 202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