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노래
趙司翼
그토록 소중했던 것들이 이제 와서
몸보다 빠른 세월 사느라 흐릿한 정신에 육신만 무거워지고
침침한 방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책상 머리맡에 촛불을 켜 놓고
밤이 가고 새벽이 올 때까지 편지를 쓴다
처진 어깨로 슬픈 사람이 되어
그립고도 슬펐던 오랜 이야기를 보면서
홀로 쓸쓸하게 걸어가는 내 모습이 마음 아프다
이 무겁고 바람 잘날 없는데
저 산은 무슨 인내를 배웠기에 조용한 침묵일까
짚신처럼 낡은 우울을 피할 수가 없고
바람이 얼굴을 작은 스침에도
말라비틀어진 윤곽선을 눈물이 흐른다
풀꽃행렬 바람에 흔들리고
솔밭길 공허로 발자국이 남아도
그냥 얼굴을 파묻은 채 푸른 숲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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