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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우울한 노래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10. 28.

 

우울한 노래

趙司翼

그토록 소중했던 것들이 이제 와서
몸보다 빠른 세월 사느라 흐릿한 정신에 육신만 무거워지고
침침한 방구석에 몸을 웅크린 
책상 머리맡에 촛불을 켜 놓고
밤이 가고 새벽이 올 때까지 편지를 쓴다
처진 어깨로 슬픈 사람이 되어
그립고도 슬펐던 오랜 이야기를 보면서
홀로 쓸쓸하게 걸어가는 내 모습이 마음 아프다
이 무겁고 바람 잘날 없는데

저 산은 무슨 인내를 배웠기에 조용한 침묵일까
짚신처럼 낡은 우울을 피할 수가 없고
바람이 얼굴을 작은 스침에도
말라비틀어진 윤곽선을 눈물이 흐른다
풀꽃행렬 바람에 흔들리고
솔밭길 공허로 발자국이 남아도
그냥 얼굴을 파묻은 채 푸른 숲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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