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에
趙司翼
청량리발 완행열차로 가다 보면
태백산 자락 오래된 탄광 가난한 마을이 있다
빈 공간처럼 잊힌 길을 기억해 내며 걸었다
기척 없는 유리창엔 거미줄만 나부끼고
애수(哀愁)를 밥 먹듯 하던
차라리 슬퍼서 아름다웠던 여자의 추억
텅 빈 찻집에는 목각 인형뿐
눈시울만 쓸쓸하고 억새풀 흔들리는데
그래도 남은 미련이 얼굴을 맞대고 둘러앉아 훌쩍이고
불러보려던 여자 이름도 잊은 채
녹슨 주황색 출입문 밖을 기대 서서
다 지지 못한 그리웠던 순간들
추억도 그리움 모두 잊힌 이름이 되자
2015.09.20 - 사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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