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순간
趙司翼
불씨처럼 소용돌이치며 미끄러지듯
떠오르는 아침 해 찬란하게
이슬 내린 새벽 대지의 가을 문이 활짝 열린다
빛나는 태양 아래 맥문동 보라 꽃이 속삭이고
멀리 시화호 안개 낀 물결이어도
잠에서 깬 처음 잠시 동안 풀린 눈꺼풀을 그냥 둔 채로
가을 뛰는 맥박 소리에만 집중했다
제철냄새 푸르던 푸성귀 작은 텃 밭도
잡풀 무성한 질경이에게 모두 주고
이슬 맺힌 거미줄서 늙은 거미가 하품을 한다
아침 딱딱한 문턱에 턱을 괴고
쑥쑥 커가는 가을 향기를 지켜보면서
잠시 동안 미친 듯이 홀려 있었다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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