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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등산

그레이록 캠핑의 밤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3. 8. 28.

 

그레이록 캠핑의 밤

趙司翼

미친 듯이 내가 회절(回折)하는 슬픈 한탄에도
해 질 녘 촛대처럼 나선형 구름이 솟구친다
바람 충실한 사냥개처럼 날뛰기만 하고
가족끼리 둘러앉아 풍지처럼
이웃들과 어깨 토닥여 봐도 서글픈 위안의 말뿐이다
우박덩어리 문틈으로 쏟아붓고
밤을 허공이 우렁차고 격렬하게 울부짖는다

그저 침묵만 늘어뜨리고
성난 자연에 인간이 매몰될 일이라는 게
이 밤처럼 군색한 푸념만 그럴 운명이라는 걸 알았다
어둑어둑
맑은 하늘 붉은 해를 재촉해 봐도
오존 냄새 안개처럼 흐르기만 하고 
흐릿한 주변엔 꽃 한 송이 없었다

2023년 8월 17일 - Greylock Mountain

 


Photo -  New River Gorge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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