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흔적만
趙司翼
새벽 별 흐릿하고 쌓인 눈 속을 친구는 갔을까
자일에 몸을 맡기고 사투에도 등성에 이르지 못했다
따갑도록 찬 햇볕아래 빙벽뿐 친구 모습은 없었다
눈물을 껴안고 죽지 못해 살아 있는 나는
이렇게, 전생에서 다하지 못한 무슨 이별이 남아 있기에
또 마주치고 마는 이별 앞에 피눈물이 나고
이 세상엔 저승만 존재하는 것 같고
나 이렇게 핏물을 머금고 모진 눈물에도
저것 봐, 미치도록 환장할 듯 별 푸른 밤이 못내 원망스럽다
이별이 운명으로 예비되어 있었을까
내 몸에 서린 슬픔만 글썽이고
캄캄한 도솔천의 밤처럼 깊은 밤을 혼자 울었다
하늘 멀리 거기 누구였을까, 해도
산 머리엔 눈 가득 별뿐이고
날이 밝도록 친구 모습은 돌아오지 않았다
2014.10.17 - Mont Blanc 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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