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 그레이록 . Mount Greylock
떡갈나무 숲을 새들은 떨린 눈동자를 하고 있을까
손자, 손녀를 가슴에 꼬옥 소나무 빽빽한 숲이 흔들리는 것을 본다
환상처럼, 공포처럼, 느껴본 적 없는
계절이 산등성에 부딪치면서 거센 바람과 싸우는 소리
두꺼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또 하루가 동물처럼 몸부림치며
그 푸르던 숲이 사라져 가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바람은 거인의 숨결처럼 휘파람을 불고
주변이 흔들리고 번개가 번쩍이고
날카로운 바람이 울부짖고 천둥이 내리칠 때
품 안으로 기어 드는 손자와 손녀
어린 영혼들 따뜻한 심장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나무를 기대 사는 새들의 이유를 알게 되고
손주들 놀란 가슴 다독이면서
기댈 나무가 된다는 것,
나는 키 큰 나무였다
내가 나인 이유를 다시 알게 된다
2023년 8월 17일. 그레이록 산에서 그레이슨, 에밀리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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