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趙司翼
성전과도 같은 인적 없는 눈 위를 걷자
자연 그 신비와 몸을 섞는 순간을 알기 위해
시인, 화가, 철학자가 태어났는지도!
나 지금 하도 외로운 전나무 숲
그 모든 것이 간직된 땅을 묵묵히 날개 펼치려 한다
폭포와 바람이 주변 절벽을 다투는
이 무섭고 어둔 계곡 아래
환상을 묵상하며 빙의해서라도
영혼의 날개를 진지하게 펼쳐 날으며
삶과 죽음, 그 간극의 베일을 벗겨야겠다
절벽을 사이에 두고 먼 하늘
바위벽 갈린 틈새에서 몽블랑을 본다
지친 걸음은 이마에 얼룩을 남겼고
그것은 무서웠던 순간을 말하는 것
거친 호흡이 소리로 움직이고 숨 쉬는 모든 것
2019.10.24 - Chamonix, France
https://poem-poet.tistory.com/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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