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
趙司翼
도시의 잠든 밤 찰칵 소리를 내며
하나 둘 불빛들이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다
비질소리뿐인 새벽 길거리엔
그 흔한 밝은 등하나 내걸리지 않고
뒤로 뒤로 자기 발소리를 밀어내면서
간밤 이야기를 닦는 사람들
전복된 첨탑의 파편처럼 사거리에서
뿔뿔이 또 다른 이야기로 나뉘는 발길 사이
앞날을 가슴 깊이 문신으로
신호 대기 중 마주치는 눈동자
그들 말로는 정직한 빈곤이라 행복하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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