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趙司翼
푸른 밤도 눈을 감고 침묵하는데
내리는 눈이 헛되이 몸만 괴롭힘에서
비롯된 풍경이 내 마음 같지가 않고
대지가 몸을 떠는 한밤 내리는 눈
얼룩무늬 창유리에 매화꽃을 걸어 놓았다
이걸 보면서 더욱 외로워만 오는,
나는 어찌할 수가 없어서
칠십 년대 겨울 이야기를 흩트려
달빛 창에 나열하며 꾹꾹 눌러 다시 한번 써 내려간다
냉기(冷氣) 꾸역꾸역 겨드랑이를 파고들던 밤
화로 맡에서 고구마 구워주시던
할아버지와 정다웠던 추억이
사각사각 밤을 적시는 눈(雪) 소리에
또 다른 그리움 되어 눈가를 스쳐 흐른다
고요함 너무 깊어
별처럼 가로등 흔들리는 이 밤에
편집등록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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