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풍경
趙司翼
이 잔인한 계절 허공을 흔들면서
순백의 별 쏟이지듯 날리는 눈꽃이
건초 무성한 가시덤불 마른 가지 위로
무수히도 소복소복 내리는데
지금 생각이 침묵보다 깊어있는 나, 이러한데
억새 울부짖는 피의 절규가
우두둑 우두둑 내 가슴을 파고 든다
펑펑펑 눈 내리는 호남선 철길 위로
열세 칸 완행열차는 기적을 뿌리며 내달리고
나의 먼 옛날 서울로 가던
유학길 오랜 추억이 푹푹 눈의 모습을 하고
되돌아오는 호남평야 기억의 들판을
어릴 때 그 모습으로 다시 걷고 싶다
하얗게 하얗게 송이송이
쌓일수록 수정처럼 맑아만지는 눈
나도 너처럼 깨끗한 마음이 되고 싶다
등록 (성우혁) . BGM - Andy Williams (Lov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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