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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4) : 길 위의 날

오늘도 내 마음 같지 않아서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1. 21.

 

오늘도 내 마음 같지 않아서


趙司翼
하루가 저물 무렵 그 끝으로 노을이 지고
바둑판처럼 모습을 한 누런 들녘
바닥이 드러난 가을걷이 남은 흔적엔
모습을 잃어가는 허수아비가 홀로 쓸쓸하다
저물어 가는 햇살 붉게 물든
낮은 언덕 아래 작은 마을에서
여러 색을 하고 피어 오른 저녁연기가
초저녁 바람과 몸을 바꿔가며
어두워 가는 하늘 저 멀리 사라져 간다

풀로 무성했던 들판이 작은 파도처럼 물결 지는 곳
차가워진 바람은 소리 없이 굳어가고
잔디가 말라 고개 숙인 언덕배기엔
쭈그리고 밤을 준비하는 할미새의 침묵뿐이다
초저녁 달이 뜬 하늘 아래
갈기갈기 날개를 펴고 기러기 나는데
어두워 가는 하늘 먼 곳서
은빛 치장을 하고 별이 무성해온다

 

편집등록(신유라) .  BGM - Schumann (Traumer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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