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順天灣
趙司翼
저문 갯벌 휘적이며 노을이 들 때
어두워가는 햇살 위를 푸념 어린 구름 떠가고
뻘밭 사각사각 갈대 흐득이는
싸락눈 날리는 뒤숭숭한 소란에도
순천만을 터로 사는
수달과 노랑부리백로, 흑두루미, 망둥어와 짱뚱어
이 모든 물질 소리도
어느 날 눈보라 치는 겨울 벌판
몇몇이 동력 잃은 목선처럼 죽었다고
싸늘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다
겅둥한 갈대밭 노을이 지고
어둑어둑 들판을 이사천은 흐르는데
이런 날은 나의 외로운 상처 들어내 놓고
울컥했던 맘 눈물지며 펑펑 쏟고 싶다
그리라도 실컷 쏟고 싶은 순천만
나의 유년과 같은 슬픔이 있다
편집등록(성우혁) . BGM(물새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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