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 길에서
趙司翼
수락산 자락 서리가 핀 새벽길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홀로 울음을 하고 긴긴밤을
나뭇가지에 죽지가 걸린 지빠귀가 떨고 있다
밤새 귓전 앓음이 너였던 것을,
가뜩이나 겨울과 이별의 인사말도
마주 보자니 눈물이 날까 봐
주저하며 외면했던 맘 우울한데
서릿발 갈기갈기 얼어붙은 깃털 사이
너의 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서 울컥했다
너를 가슴에 꼬옥 안았을 때
새가슴처럼 뛰는 너의 심장 토닥이며
나의 미천한 인문학(人文學)을 나누고 나니
목청껏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견딜 수 없이 참혹했던 밤이었다
나의 이런저런 궁리는 진행 중인데
훨훨 너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내 가슴엔 식지 않은 너의 온기가,
그래서 나는 너를 불사조라 말한다
2022.03.10
편집등록 성우혁 BGM - 남택상 (Orph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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