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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文學 . 2022년 . 2023년

올가을엔 이별의 말도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11. 25.

 

올가을엔 이별의 말도 
趙司翼

새벽이슬처럼 모습을 하고 왔던 가을이
간밤 열도의 후지산 북쪽 고개를
아무 말 않고 넘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이토록 이별의 눈물이 쏟아져도
내가 지닌 이런 마음이어도
기꺼이 보내면서도 이별이라 말하지 않겠다


소련제 붉은 깃발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자르고
온갖 피의 물결로 휘젓거리더니
헤르손을 도망치는 패잔병 되어
남기고 간 추하고 더러운 발자국도
그들 말로는 잠시 이별이라고 하는데
가을 너를 떠나보내면서

나는 굳게 마음먹고 이별이라 하지 않으련다

 

총탄이 쏟아지고 화약 연기가 들끓어도
억울한 가슴 쥐어뜯는 난민들과
어깨를 기대 머물기를 비롯하던 가을이
의연히 고운 마음만 지녀 있더니
눈물 대신 웃는 걸음을 하고 말없이 간다
힘든 날로 고통의 한 철이었을 텐데

2022.11.23

 

  편집등록   성우혁    BGM . 이태호(미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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