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곰배령
찰진 숲을 머리에 이고 사는 꽃들에겐
고개 내 밀고 햇살 찾는 몸부림 처절한데
곡물 보따리 머리에 이고 넘던
늙은 아낙네 가난한 옛적 숨길처럼
곰배령은 바람길 참혹히 고개 숙인 금강초롱이
목 창을 열고 울부짖는 통곡으로
찬바람 한가득 산자락을 서슬처럼 요동친다
바람 울부짖는 구절초와 동자꽃
또한 고갯길 능선 무수히 고개 내 민
노루오줌, 물봉선 향기는 파편처럼 날리는데
오래전 시대를 버티며 살아온
꽃들의 원초(原初)들도 바람길 따라 곰배령을 넘었을 것이다
바람 잘날 없는 곰배령 잿 마루는
억새 흐르는 능선 자락 고갯길 따라
부산했던 하루가 뉘엿거리며 붉게 노을로 진다
2009.10.12
편집등록 성우혁
'■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힌다는 건 너무 슬플 것 같아 (0) | 2022.10.09 |
---|---|
가을날의 수채화 (1) | 2022.10.05 |
세상 모르고 살았다 (1) | 2022.09.30 |
그랜드 캐년 (0) | 2022.09.28 |
오산 사성암 (鼇山 四聖庵) (1) | 2022.09.23 |
옹진 덕적도의 밤 (0) | 2022.09.17 |
人生 列車는 簡易驛이 없다 (三) (0) | 2022.09.14 |
고향이 그리운 것은 (1) | 2022.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