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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畵集(3) : 바람이 울고간

점봉산 곰배령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28.

 

점봉산 곰배령

찰진 숲을 머리에 이고 사는 꽃들에겐
고개 내 밀고 햇살 찾는 몸부림 처절한데
곡물 보따리 머리에 이고 넘던
늙은 아낙네 가난한 옛적 숨길처럼
곰배령은 바람길 참혹히 고개 숙인 금강초롱이
목 창을 열고 울부짖는 통곡으로
찬바람 한가득 산자락을 서슬처럼 요동친다


바람 울부짖는 구절초와 동자꽃
또한 고갯길 능선 무수히 고개 내 민
노루오줌, 물봉선 향기는 파편처럼 날리는데
오래전 시대를 버티며 살아온
꽃들의 원초(原初)들도 바람길 따라 곰배령을 넘었을 것이다

 

바람 잘날 없는 곰배령 잿 마루는
억새 흐르는 능선 자락 고갯길 따라
부산했던 하루가 뉘엿거리며 붉게 노을로 진다

2009.10.12

 

   편집등록      성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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