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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번역시

김춘수 . 꽃

by 조사익시문학(運營者) 2022. 9. 7.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Flower  by Kim Chunsu
Before I called her by name,
She was nothing but a gesture.

When I called her by name,
She came to me, a flower by me.

As I called her by name,
I would have someone call me by name as befits

This color, this fragrance
I would go to him, his flower by his voice.

We all yearn to become an unforgettable meaning,
You to me, I to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