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띄운 편지
趙司翼
명패도 없이 잠든 영혼의 울부짖음인지도!
검게 출렁대며 고국 향한 하늘조차 눈 감은 밤
외진 곳, 누구를 기리는 제단인지 이끼 두른 흔적으로만 짐작될 뿐
손질 멈춰 암울한 대나무 숲에서
늙은 바람 사삭이는 소리에 놀란 별이 눈뜨는 밤
인간이기에 당연함을 외면하고
옮아야 할 정직에서 도망치려고만 하는
사실로 살아야 함에도 내 나라 영혼조차도 훔침을 당해야 했던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가 머물고 간 교토의 어느 낯선 방
둬 평 남짓 다다미방 희미한 불빛도 졸음에 겨워 하품을 하는데
나는 왜! 잠 못 이루고 대숲의 바람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허구하게 뜬 눈으로 보낸 밤도 많다마는
내가 이유였다면 감당하겠는데
객귀로 떠도는 내 나라 원혼들의 통곡일까 싶어
이 밤, 잠 못 이룬 이유가 그러했던 것이라면 애써 거부하지 않겠다
누구이며, 성씨는 어떻게 되는지
혹여 몰라 누군가고? 물어봐도 睡眠에 있는 별은 대꾸도 없고
根幹도 없는 이야기만 쓰다 만 채로 머리맡에서 함께하는 밤
감기지 않는 눈 감길 리 없고
언제까지 薄明의 영역에서 서러이 견뎌야 하는지!
이대로 새다가 대숲을 밤으로 샌 비비새가 날개 퍼덕이걸랑
새벽별 보며 무심결에라도 편지를 써야겠다
무연고로 방치된 내 나라 조상님 전에
편집등록 : 신유라 BGM - 大川栄策 (無法松の一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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