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座から 긴자에서
"그리 말할 거면서 누가 오라고 했나!"
이래서 파도는 객선과 육탄전을 치르면서까지 말렸나 보다
오는 내내 거센 풍랑, 그 물결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현해탄 험한 물길, 마다 앉고 건너왔다
날이면 날마다 긴자 거리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확성기 소리로 낮밤을 분간할 수 없는
네온빛 시선 위로 왜곡된 구호가 핏물처럼 튀고
우파의 검붉은 깃발 속에 일본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조센진, 조센진,
내 시선이 떨며 흔들리는 이 악랄한 거리
예가 어디라고!
그 먼 길을 가르고 가끔 동해엔 붉은 태양이 내걸리고
바다 멀리 침묵을 깨고 독도의 수면 위로 조국의 깃발 솟을 때
간직해 둔 가슴에 무궁화 꽃을 펄럭이며
그래도 견디기 힘든 날이면, 생각하는
조국이 없다면 이 모든 참혹한 괴로움을
내 어찌 인내만으로 견뎌낼 수 있었겠는가
밤이면 후지산 나지막이 흐린 별엔
막장을 캐다 간 조선인 영혼이 어리어 있고
이러한 모든 것이 용암처럼 들끓어도
분노로만 지내는 날로 지치고 지쳐서는 아니 된다
오직 해야 할 일이란
울화통으로 들끓는 내 심장을 부여잡고라도
양심을 침묵하는 단 몇몇일지언정
섬나라 본토 사람들과
어떤 양심이 진정한 인간인가를 글로 써서 말하리라
편집등록 : 성우혁
BGM : 강영철 (이별의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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